며칠 전, 제 16대 대통령이셨던 노무현 전 대통령께서 자살로 서거하셨다.
자살이니 아니니, 의혹이 떠오르고 있지만 공식적으로 아직까지는 자살로 밝혀졌으니 일단 자살로 해 두자.
이전에는 그냥, 탈 권위적, 비교적 서민들을 위할 줄 알았던 괜찮은 대통령이었다고만 알고 있었다.
그런데 이번에 여기저기서 특집을 다루어대어 대통령이 되기 전의 살아온 모습들을 일부 볼 수 있었다.
그리고 그 모습을 본 느낌은,
정말,
이루 말 할 수 없었다.
대한민국 역사상, 이렇게까지 완고하고 원칙에 충실했던 정치인이 있었나?
앞길 창창한 세무 변호사 자리를 박차고 인권 변호사의 길로 접어든 일,
민주화 운동에 힘을 실어주다가 3자개입 혐의로 잡혀간 일,
질 게 뻔한 부산에서 민주당 당적으로 출마했던 일 등...
내가 지향하던 삶의 모습이었다.
비록 내 삶은 누추하고 보잘것 없어도, 나의 원칙과 정의, 양심에 한점 부끄럼 없는 삶을 사는 것.
대통령이 되어서도 그 원칙과 소신은 그다지 접히지 않았다.
그나마도, 시대의 흐름이라 어쩔 수 없다던 FTA정도?
청문회때 명찰을 집어던지고, 김영삼의 민정당행에 받아들일 수 없다며 소리치던 것 들을 보면,
정말로 이 사람은 그런 사람이었구나,
하고 다시 한번 생각하게 만들었다.
나는 처음, “그 노무현이 자살했다고?” 하며 어이없어했었다. 정말, 자살 따위 하지 않을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당당하게 자신의 무죄를 주장하던가, 아니면 잘못했다고 고개를 숙이던가, 당당하게 살아갈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저런 삶의 궤적을 보았을때, 물론 자살은 어떤 의미에서든 합리화될 수는 없지만, 충분히 자살할 만한 상황으로 “이 나라가” 몰고 갔구나 하며 자살을 받아들일 수 있었다.
자, 그리고 보자.
전 대통령이 서거하셨다.
그리고 국민들은 그를 애도한다.
옳은 현상이다. 근데, 석연찮은 부분이 많다.
내가 인터넷을, 특히 인터넷 기사 댓글과 웹툰 댓글들을 주로 보기 때문일 수도 있다. 대부분의 댓글이, 너무, 무게감이 없다.
내가 무게를 잘 잡는다는걸 자랑하려는 것이 아니다. 그 이전에, 과연 이렇게 추모 댓글을, 추모 웹툰을 올리는 사람들은 “얼마나 긴 시간, 얼마나 깊게” 고인에 대해 생각해 보았는가, 라는 문제를 제기하려는 것이다.
전직 대통령이, 전범도 아니었고 독재자도 아니었던 어찌 보면 평범한 한 국가의 최고지도자였던 사람이 “자살”로 죽었다. 본인이 직접 해먹은 돈은 “단 1원도” 밝혀지지 않았고, 그나마 가족들이 다른 이전의 대통령들과 비교했을 때 얼마 안되는 돈을 받아먹은 정도였다. 이런 사람이 왜, “자살”이란 비극적인 방법으로 세상에게 자신을 드러냈어야 했는가.
이런 것에 대한 고찰이 없다.
그저, 한 사람 죽어서 슬프다, 그 이상 나아가질 않는다.
나에게 어떤 사람이었다, 이 나라와 민족에게 어떤 사람이었다, 이러한 것도 없다.
그저 유행처럼, 명복을 빈다.
너무 가볍다. 가볍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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